티스토리 툴바



포모스에서 온게임넷의 '고정관념' 스팟을 다룬 기사를 봤습니다. 그리고 최근 pgr21에서 스타1 리그와 관련된 글도 봤습니다.

지금은 폐국된 MBC게임의 MSL. 마지막 MSL인 'ABC마트 MSL' 결승 엔딩에서 김철민 캐스터께선 차기 시즌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이제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습니다. MBC게임, 그리고 MSL을 사랑하는 팬들의 아쉬움은 이로 말할 수 없었죠.

'진에어 스타리그 2011'도 결승 엔딩에서 전용준 캐스터 님이 차기 시즌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약 다섯 달이 지난 지금, 예전 같으면 리그 하나가 끝나고도 남을 시간에 스타리그는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결승전 엔딩에 늘 들어있던 관습적인 대본이었지만 여느 때보다 스타리그가 힘들었던 시기, 이 이야기는 그래도 저에겐 마지막 믿음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하십니다. 과거에 복싱이 그랬고, 씨름도 그랬으며. 프로야구도 위기였으나 다시 부흥했다. 결국 판이 흥하고 망하는 건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이라고.



그런데 말이죠, 전 아직 스타리그가 재미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딱부러지게 논리적으로 말씀드리긴 힘드네요. 그냥 '진에어 스타리그 2011' 결승전에서 허영무 선수가 극적으로 우승하는 걸 보고 스타리그의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그 생각만 듭니다.

확실한 근거를 제시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있는데, 저에게 스타리그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재미있는 게임리그입니다.

99' PKO 때부터 지켜보며 프로게이머라는 이제는 익숙한 신조용어가 나오는 걸 봤고, 사대천왕의 호령과 본좌라인의 위풍을 보았으며, 프로게임단 창단러쉬를 봤고, 택뱅리쌍의 용호상박을 지켜봤습니다. 해외에서 스타리그 결승이 펼쳐지는 걸 봤고, 최근에 스타판이 흔들리는 걸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회복되길 소망하며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상황은 암울합니다. 그건 대부분의 e-sports 팬분들과 뼈속까지 스타리그 팬인 저와 비슷한 분들도 거의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스타리그 전성기 시절처럼 프로그램을 편성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겠죠. 전 게임방송사라면 당연히 다양한 게임리그를 방송하는게 본연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lol 리그가 스타리그 시간대였던 금요일 저녁에 편성되는 것도 전 좋게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리그입니다. 10명이 한타싸움 하는 장면은 정말 짜릿하더군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국내에서도 점점 유저층이 두터워지는 게임, 충분히 스타리그를 이어 온게임넷의 프라임 타임에 편성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게 자리를 내어준 스타리그의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주는데 온게임넷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듯 해서 안타깝습니다.

최근 '고정관념' 영상과 포모스 기사를 보고  "아, 온게임넷은 지금 스타리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CJ E&M 소속이 되면서 계열 내 타 방송국은 슈퍼스타K, 오페라스타, 탑기어코리아, OCN Original 등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터놓고 말해 광고단가 상승)을 만들어 냈는데, 우리도 뭔가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기 힘든 스타리그보다는 인기있는 lol리그를 핵심으로 밀어주면서 성장하려는 전략,

혹은 시청률도 예전만큼 잘 안나오고, 스폰서는 구하기 힘들며, 리그를 진행하면 할수록 이익보다 실제로 손해가 많기에 이젠 '脫 스타리그' 전략으로 향후를 바라보는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둘 다 일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그게 온게임넷의 생존이라는 면과 현 상황으로선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대와 맞지 않는 고정관념, 버려야 하는 거 맞습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명목 아래 지금까지 애써 키워온 스타리그란 컨텐츠를 한 순간에 버리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MSL이 열리지 않아 이제 개인리그는 스타리그만 남아있고, 5개월이 다 되도록 열리지 않아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된 지금 개최되면 주목도를 의미있게 받을텐데 왜 추진하려는 노력이 잘 안보일까요.

국내에서 e-sports라는 문화를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한 스타리그. 그 의의와 지금까지의 역사, 그리고 그 역사를 믿고 아직 스타리그가 다시 열릴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팬들은 스타리그 개막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지쳐갑니다.


마지막에 꼭 쓰고 싶었던 두 문장으로 마치겠습니다.



스타리그만 챙기자는 말이 아닙니다.
스타리그를 버리지 말아달라는 말입니다.



+ 올해 안에 스타리그가 열릴 거라는 인터뷰는 봤습니다. 그걸 확실히 하고 싶어 써봤습니다.

+ 솔직히 엄재경 해설위원께서 스타리그 개최 관련해서 온겜에 압력 팍팍 넣어달라고 하셔서 쓴 이유도 있습니다.
(http://twitter.com/#!/JackYeongOng/status/166489681670848512)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글이 최선이었습니다.



openclose